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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포쾌 진명환 제 1화

by 해리보쉬 2022.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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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명환은 그저 수레바퀴의 부품이었다.

유년시절부터 이것을 깨달은 그는 결코 거기서 벗어나가나 벗어날 시도를 하지 않았다. 일반적인 또래의 아이들에 비해 이례적이지만

현실에의 적응 또한 남달랐다. 시대가 그러했다.

사천의 크지도 작지도 않은 성에서 나고 자랐으며 딱 그만한 벼슬자리의 집안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다. 그의 집안은 왕조가 바뀌며 몰락했음에도 그나마 어딘가, 누군가의 후손이라는 이름을 댈 정도의 형편은 되었으나 그렇다고

그 형편이 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로 충분하지 못했다.

그의 아버지는 지방 현의 관리로 평범한 사람이었으며 처세가 뛰어나지는 못했다.능력에 비해 청렴했고 시대에 비해 어리숙해 요직에서 계속 밀려나 한직에 한직으로 떠밀리기 일수 였다.

가세는 갈수록 기울어 관리의 집안이지만 하인 하나를 겨우 건사할 지경이었으며

종래에는 하인은 커녕 집안에 누구도 남지 않을 때까지 인의를 추구하다

지병으로 사망하였다.

몇몇 호사가들에게 시대의 정의로운 협사로 거론이 되긴 했으나 명성은 잠시간에 사라져버렸으며 남은 것은 명예도 돈도 없었다 마치 원래 거기에 없는 것 처럼 없어져버렸다.

그것이 진명환의 어린시절의 요약이며 그의 가치관을 정립하는 큰 줄기이며 대부분의 사건이었다.

그러나 누가 알았을 까,

술에 취해 생을 마감한 자의 자식이며 그 술에 대한 증오가 남모르지 않을 자가 술으로 생을 망치고 도박에 의해 길거리에 내몰린자의 후손이 다시 도박으로 일어서고 망하는 것은 누구도 알수 없는 수레바퀴였다.

이 바퀴의 부품인 진명환은 한치의 어긋남도 없이

본인이 그렇게 증오하던 그저 올곧기만 서생의 모습인 아버지를 따라 커가고 있었지만 그걸 모르는 것은 본인 뿐이었다.

 

대부분의 범인이 그러하듯이 그렇게 나이를 먹고 후손을 남기고 죽어가지만

이 바퀴에서 마치 누군가의 부름을 받은 듯 튀어 나온자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진명환이다.

얘기하면 입아프다는 이런 흔한 이야기를 다시 하자면,

역경을 겪고 관리가 된 진명환에게 일대의 사건이 휘몰아치니 이미 그의 나이

서른줄이었는데 이 때 강호가 크게 들썩인다.

이게 진명환 전설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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