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우주의 혼돈과 질서에 대한 이야기"
과학자인 아버지는 저자 룰루 밀러에게 늘 "넌 중요하지 않아"라고 말했다. 지구의 관점에서 인간의 탄생은 혼돈일 뿐, 우리의 삶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그러니 무의미에 발을 딛고 오히려 작은 것 안에 있는 장엄함을 발견하며 행복을 향해 마음대로 걸어나가라고. 안타깝게도 밀러에게 이 말은 삶의 동력이 되지 않았고 무의미의 블랙홀에 점점 더 깊이 빠져들 뿐이었다. 수렁 속에서 허우적대며 죽음에 가까운 삶을 살던 그는 평생을 바쳐 물고기들에 이름을 붙이고 또 붙인,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라는 생물학자를 발견한다. 우주의 혼돈이 아무리 방해공작을 펼쳐도 끊임없이 질서를 부여해가는 그의 삶에서 밀러는 어쩌면 삶의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희망을 발견한다. 그리고 데이비드의 삶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책엔 밀러가 추적한 데이비드의 삶의 이야기가 시간 순으로 펼쳐진다. 작고 쓸모없는 생명체에 관심을 기울이던 그가 어쩌다 물고기에 이름을 붙이는 작업에 푹 빠지게 되었는지, 30년 평생을 바친 이 표본들이 강한 지진 한 번으로 모두 엉망이 되었을 때 그가 좌절 없이 바로 재작업에 착수한 행동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 밀러는 데이비드의 삶의 중요한 순간들에서 여러 심리학적 연구들까지 분석하며 그를 깊이 이해하려 노력한다. 그리고 책의 중반 이후부터 데이비드의 삶은 충격적인 방향으로 나아간다. 밀러는 충격과 혼돈 속에서 결국 아버지의 말을 반박할 자신의 진리를 찾아낸다.
짧은 말로 설명이 어려운 책이다. 삶의 본질적인 질문에 대해 긴 호흡으로 파고드는 이 이야기는 소설처럼 이어지며 매 장 예측하기 어려운 전개를 이어간다. 전달하기 쉽지 않은 이야기지만 저자의 흡인력 있는 글솜씨 덕에 한달음에 매끄럽게 읽힌다. 삶의 혼돈과 질서에 대한 고민은 늘 마음속에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연말연시엔 그 존재감이 슬쩍 더 커져버리곤 한다. 새해의 시작 앞에서 삶의 무의미로 버거운 마음이 드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2021년의 마지막이자 2022년의 첫 추천을 이 책으로 할 수 있어 기쁘다.
알라딘 편집자 소개
진짜 말로 설명이 힘든 책이었습니다. 논픽션으로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라고 하는데 분류학자라는 다소 생소한 분야의 이야기로 과학의 이야기가 주가 되나 했더니 누구보다 문학적으로 풀어내는 서사,문체
간단한 사건의 설명조차 문학의 서정적 향기가 너무나 오색찬란하게 뿜어져나오는 초반 그리고 데이비드라는 한 인물의 이야기로 집중되는 중반
그리고 갑자기 우생학으로 나오는 반전 인류를 분류학으로 넣고 열등인자는 생식능력을 잃게 한다는 무서운 이야기의 중후반에
그래서 물고기는 분류되지 않는다라는 결론과 분류하지 않을때 이점
하지만 분류학으로 어떻게 정의하더라도 나는 나자신으로 중요하고 나 자신은
이미 이 세계에서 인간세상에 중요한 하나의 요소로 동작하고 있다라는 믿음
중반에 다소 지루한 감이 없지 않고 도대체 어떤 이야기로 마무리하려나 했는데
후반부는 정말 숨도 안쉬고 끝까지 다 읽었습니다.
장르를 규정하기 힘든데 논픽션이라는 한마디로 다 설명은 안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묘한 느낌의 여운을 주는 책은 오랜만인데요
제 기준으로는 완전히 이 책만으로 새로운 장르입니다.
오랜만에 신선한 충격을 준 책
이런글을 나는 쓸수 있을까 반추해보면 이건 밀러만이 쓸 수 있는 글이다
라는 결론만 나옵니다. 그리고 작중 인물들이 모두 실존 인물이기때문에
찾아보는 재미가 있는데 윤계숙
캐럴 계숙 윤님
한국계 미국인 "자연에 이름붙이기"의 저자이자
예일대학교에서 생물학을 공부한 후 코넬대학교에서 생태학 및 진화생물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한국계 미국인 과학자이자 과학 전문 저널리스트다. 매사추세츠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어린 시절 대부분을 집 뒤 숲에서 돌아다니거나 만화책을 읽으며 보냈고 현재는 워싱턴주 벨링엄에 거주하고 있다. 1992년부터 [뉴욕 타임스]의 〈사이언스 타임스〉에 생물학에 대한 글을 기고해왔으며, 그의 기사는 [사이언스], [워싱턴 포스트],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도 실린 바 있다. 진화생물학과 분류학 사이의 갈등의 역사를 탐구한 대표작 『자연에 이름 붙이기』는 2009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도서상 과학·기술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예스24 소개
실제 진화생물학의 박사님
실자주 언급되며 이분으로 인해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가 탄생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책도 읽어보고 싶네요
이렇게 이어지는 독서는 늘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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